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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치·라면·만두, 요즘처럼 잘 팔린 적이 없어요”…일본 사람 입맛 사로잡았다

이상현 기자
입력 : 
2024-01-30 16: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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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좋다”는 일본인, 11년만 최고치
라면, 김치 모두 흑자…만두까지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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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일 양국 정부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식품·유통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한국산 먹거리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김치와 라면 등 주력 상품이 현지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냈다.

3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김치 수출량은 4만4041t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해 수출량(4만1118t)보다 7.1% 늘어난 것은 물론,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 수출량(4만2544t)도 갈아치웠다.

한국산 김치를 가장 많이 사들인 나라는 바로 일본이었다. 전체 수출량의 45.8% 수준인 2만172t이 일본 시장에 공급됐다. 김치 하나로만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거둔 무역수지 흑자가 약 6148만달러다. 일본 다음으로는 미국(1만660t)이 가장 많은 양의 김치를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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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량은 4만4041톤으로 전년의 4만1118톤보다 7.1% 늘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라면 역시 종주국 일본을 상대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연간 전체 수출량 24만4213t 중 7.7%에 달하는 1만8925t이 일본에 팔려나갔다. 반면 한국이 사 온 라면은 409t에 그쳤다. 라면 종주국을 상대로 한국이 거둔 무역수지 흑자는 5101만달러다.

라면의 연간 전체 수출량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김치만큼 크지는 않지만,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수출국 수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청 통계 기준 지난해 김치는 97개국에, 라면은 143개국에 수출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모집단, 즉 수출국이 많은 만큼 일본 시장에서 라면이 거둔 성과가 저평가될 소지가 있다”며 “종주국을 상대로 흑자를 내는 건 먹거리를 비롯한 어느 분야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만두 역시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만두 수출액은 관세청과 식품업계 추산, 역대 최대치인 6652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만두 수출액이 가장 큰 건 미국(1542만달러)이었고, 일본(1507만달러)이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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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라면 종주국 일본을 상대로 한국이 거둔 무역수지 흑자는 5101만달러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CJ제일제당,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굵직한 식품기업들이 해외에서 모두 선방하는 데는 각 사의 제품력도 물론 있었지만, 양국의 상호 간 호감도 추이가 달라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민간 학술기관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겐론NPO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제11회 한일 국민 상호 인식조사’에 따르면, 일본 성인 1000명 중 37.4%가 한국에 대해 ‘좋다’거나 ‘대체로 좋다’고 응답했다.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직전 해인 지난 2022년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호감도는 30.4%였다. 호감도가 7.0%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한국이 ‘좋지 않다’거나 ‘대체로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응답률은 7.5%포인트 하락했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한일 간 안보협력이 강화되는 등 외교 부문의 협력이 경제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먹거리 외에도 일본을 찾는 한인 관광객 등에 힘입어 한국 여행업계와 일본 관광산업 모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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