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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최초로 인증중고차 사업 나선 현대차 “차를 만든 사람이 끝까지 책임집니다”

안재형 기자
입력 : 
2023-11-03 13: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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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 10월 1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에서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인증중고차 사업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현대차는 이날 양산센터에서 상품화 과정을 거쳐 품질 인증이 완료된 ‘팰리세이드’와 ‘G80’을 공개하고 10월 24일 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원하 현대차 아시아대권역장(부사장)은 “현대차는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 한다(Made by Us, Cared by Us)’는 철학 아래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중고차 판매를 넘어 고객이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 문화를 안착시켜 중고차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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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상품화동에서 상품화 전담 인력이 매입한 중고차에 대해 272개 항목의 정밀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인증중고차 사업 방향성으로 ‘투명’ ‘신뢰’ ‘고객가치’를 제시하고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새 차와 중고차 모두 현대차이기 때문에 중고차 고객도 신차 고객과 마찬가지로 세심하게 관리하고 중고차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단계별로 준비해왔다. 1년 10개월 만에 중고차 매집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기까지 중고차 사업 전 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마련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238만 대로 신차 등록 대수의 약 1.4배에 이른다. 이 중 현대차와 제네시스 중고차는 90여 만대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2023년 판매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다. 내년부터는 판매규모를 확대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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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홍정호 국내CPO사업실장(상무), 유원하 현대차 아시아대권역장(부사장), 남원오 국내지원사업부장(상무), 손선익 고객서비스솔루션실 하이테크랩 명장이 현대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에서 첫 공개된 팰리세이드 인증중고차와 제네시스 G80 인증중고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품질의 중고차를 공급하기 위해 신차의 제조공장에 해당되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다.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매입된 중고차는 이곳에서 정밀진단과 품질개선, 검사, 인증 등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고품질의 차량으로 재생산된다. 특히 양산 인증중고차센터는 부지면적(3만 1574㎡) 기준으로 단일 브랜드 상품화센터 중 국내 최대 규모다. 연간 1만 5000대의 중고차를 상품화할 수 있어 인증중고차 허브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70여 개 항목의 엄격한 성능 검사

현대차의 인증중고차는 5년 10만㎞ 이내 무사고 현대차, 제네시스 차량으로 한정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 확보를 위해 현대차가 자체 보유한 제조·서비스 기술을 활용해 ‘인증중고차센터 입고점검→정밀진단(차량 선별)→품질개선(판금·도장 등)→최종점검→품질인증→ 배송 전 출고점검→출고세차’ 등 7단계에 걸친 상품화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정밀진단 단계에선 차량 외관과 실내는 물론 주행성능, 엔진룸, 타이어 등 현대차 각 분야 272개 항목, 제네시스 287개 항목에 걸쳐 진행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스마트 진단 장비가 사용된다. 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기능 정비와 판금·도장 등의 품질 개선이 이어지며 수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부품 역시 신차와 동일하게 현대차가 인증한 부품들만 투입된다. 이후 최종 점검을 추가로 진행하는 등 모든 검사 항목을 통과한 차량에 대해서만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모든 과정이 끝난 차량은 상세한 점검리포트가 발행되는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통해 제공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과 AI 프라이싱 엔진

중고차 시장이 지금도 레몬 시장이라 불리는 이유는 판매자가 차량 주행거리나 성능·상태 등의 정보를 독점해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위해 미국 등 해외 시장을 참고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서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하이랩’과 내차팔기 이용 고객에게 객관적인 차량 가격을 산정해 제시하는 ‘AI 프라이싱 엔진’을 개발했다. 하이랩에선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뿐 아니라 국산·수입차 전 모델 현재 시세 및 추이, 실거래 대수 통계를 통해 브랜드별·성별·연령별·지역별·가격대별·연료타입별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 인기 모델 순위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은 현대차가 자체 보유한 정기점검 및 수리 이력은 물론 국토교통부와 보험개발원 등의 공공데이터까지 활용하는 등 분산돼 있던 다양한 차량의 이력 정보를 편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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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AI 프라이싱 엔진에는 최신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이 사용됐다.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화했고, 거래 데이터는 15일마다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또 하이랩이 보유한 차량 성능·상태 이력 등의 정보와 모델별 옵션 가격 등 상세 정보까지 반영해 정교한 시세를 도출한다. 먼저 고객이 본인이 보유한 차량의 차량번호와 소유자명, 주행거리를 입력한 후 내차 시세 조회를 신청하면 해당 모델의 현재 시세를 주행거리별로 제공한다. 국내 최초로 차량에 장착된 옵션 가격까지 반영된 세부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제조사로서 옵션 판매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현재 시세를 확인한 고객이 매각을 원하면 전문 인력이 방문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현대차는 차량 상태 정보까지 반영해 최종 매입 가격(견적)을 제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이랩과 인공지능 가격 산정 엔진이 제공하는 중고차 관련 정보를 활용해 시장 전반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고차 구입과 매각에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중심 판매채널 운영

그런가 하면 모바일 앱과 웹 중심의 판매채널도 마련해 완전히 새로운 중고차 구매 경험도 제공한다. 모든 구매 과정이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만큼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차량을 체험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오감만족 서비스’도 마련됐다. 차량 내·외부 360° VR 콘텐츠, 누유·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차량 하부 사진 등 시각 정보를 비롯해 최대 6배까지 확대 가능한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시트 질감 등의 촉감정보,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정보, ‘엔진점검 AI’가 녹음한 차량 엔진 소리 등 청각정보, 타이어 마모 정도와 주행보조 등 차량의 첨단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초감각정보까지 제공된다. 평소 검색한 모델과 단어 등을 기반으로 고객이 관심 가질 만한 차량을 추천해주거나 구입을 희망하는 차량의 가격대와 색상 등 선호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차량을 찾아주는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멤버십에 신차 제공 서비스까지…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고객도 신차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와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차와 동일하게 전국 1300여 개의 현대차, 제네시스 서비스망에서 보증 서비스 등의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 보증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 2만㎞까지 무상 보증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증중고차 구입 시에도 차량 가격의 0.2%가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되고,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 블루멤버스 포인트와 제네시스 멤버십 포인트는 현대차, 제네시스 정비 네트워크는 물론 신차 구매, 주유와 충전, 쇼핑, 레저, 교육 등의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현대차 블루링크(Bluelink)’와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GCS)’는 신차 판매 시 제공한 무상 이용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을 기준으로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주문한 차량을 배송받아 운행을 했더라도 차량을 변경하고 싶으면 환불해주는 책임환불제를 비롯해 신차 고객센터와 별도로 인증중고차 전용 컨택센터(1522-0880)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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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치장장.

홍정호 현대차 국내CPO사업실장(상무)은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사가 품질을 인증한 고품질의 중고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출시의 의미는 상당하다”며 “제조사 인증중고차 공급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높아지면 전체 시장규모가 커지고, 중고차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시험·인증, 중고차 금융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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