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요리사가 배추김치를 썰고 있는 모습. /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은 갓김치와 파김치를 섞어 개발한 ‘갓파김치’ 제품을 이달 초부터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8월 처음으로 ‘롯데호텔’ 브랜드를 단 김치(배추김치)를 출시했는데, 첫 달 매출 7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좋아 석 달 만에 후속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롯데호텔은 ‘김치’ 시장에 진입한 세 번째 특급 호텔이다. 워커힐호텔이 가장 먼저 김치를 팔았다. 한식 사랑이 남달랐던 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의 지시로 1989년 김치연구소를 만들었고, 1997년부터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조선호텔이 뷔페 손님들의 요청으로 2004년부터 포장 김치를 팔고 있다. 처음에는 두 호텔 모두 호텔 내부나 일부 백화점에서만 김치를 팔다가 2010년대 중반 대중 브랜드를 론칭하고 온라인몰 등으로 판로를 대폭 확대했다. 본격적인 김치 시장 공략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은 왜 김치 사업에 공을 들이는 걸까. 과거엔 없었던 ‘고급 김치’ 수요를 잡기 위해서라고 업체들은 설명한다. 보통 김치 소비자들은 싸고 양이 많은 제품을 선호한다는 게 이전까지의 상식이었다. 매일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김치 전문 제조사들도 고급 상품을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조금 비싸더라도 국산, 천연 재료를 써서 만든 김치를 원하는 목소리가 생겨났다. 게다가 ‘알몸김치’ 사건 등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호텔들은 ‘인공 감미료 대신 천연 재료를 썼다’ ‘특제 육수를 활용해 전용 공장에서 만들었다’ 같은 문구로 ‘고급 김치’ 홍보에 나섰다. 외국인들에게도 ‘건강함’을 내세워 자사 김치를 판매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특급 호텔 김치는 일반 포장 김치보다 많게는 배 가까이 비싼데도, 최근 3사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조선호텔의 경우 올해 1~10월 김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신장했고, 롯데호텔 배추김치는 지난달 온라인몰(롯데온)에서 매출이 전달보다 50% 급증했다. 워커힐호텔의 최상급 제품 ‘수펙스 김치’ 구독자 수도 작년 1년간 50% 증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