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글로벌 업황 개선으로 대중 수출이 19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초순(1~10일) 대중 수출액은 3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초순 기준 수출입 실적만으로 놓고 비교하면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의 증가 전환이다.

초순 실적만 두고 한달 실적을 예측하는 것은 다소 이르지만 대중 수출 주요 품목의 업황 사이클을 봤을 때 이달 대중 수출은 플러스 전환이 확실시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대중 수출은 2022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에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미국으로 바뀌었다.

중국향 수출이 감소한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 영향을 크게 받은 결과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압력까지 받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말 실시한 국내 경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이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중국 경제 저성장 국면 진입’을 꼽았을 정도다.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산업부는 지난해 1월 수출이 대폭 감소한 기저효과가 반영돼 이달엔 대중 수출이 증가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월 대중 수출액은 92억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1월 수출액 대비 31.1%나 감소한 규모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중국산 제품 수출이 감소하면서, 반도체 등 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함께 줄어 수출액이 3분의 2토막이 났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이 회복 흐름을 타면서 대중 수출액도 감소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작년 9월까지는 두자릿수대를 보이던 대중수출 감소폭은 10월 들어 한자릿수로 좁혀졌다. 대중수출액 규모도 5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달 1~10일 대중 수출액이 10% 이상 뛴 것도 반도체 회복의 덕분이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2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6% 늘었다. 대중 수출 비중이 큰 품목인 석유제품 수출액도 15억7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중 수출은 완제품의 부품으로 들어가는 중간재 수출이 크게 좌우한다”면서 “최근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증대되면서 가격도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석유화학 품목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장기간 감소하던 대중 수출의 플러스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1~2월 수출은 다른 월에 비해 수출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에서 1월 대중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하는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