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공항서 합동비행 나서
필리핀군 6·25참전관 참배도

한국과 필리핀 공군이 3일(현지시간) 각각 운용 중인 한국산 전투기로 필리핀 현지에서 우정비행을 펼치며 양국 수교 75주년을 축하했다.
이날 공군은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T-50B 8대와 필리핀 공군의 FA-50PH 4대가 클라크 국제공항에서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양측이 ‘형제’ 격인 한국산 항공기들을 동원해 편대 비행에 나선 것이다.
T-50B는 한국산 초음속 항공기인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곡예비행용 기체다. FA-50 경공격기는 T-50을 전투기로 개조한 기종으로 세계 각지에 수출되며 K방산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필리핀은 FA-50 경공격기의 필리핀 수출용 버전인 FA-50PH 구매계약을 맺고 현재 12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기종은 2017년 필리핀 정규군이 극단주의 이슬람 반군과 싸운 마라위 전투에 투입돼 맹활약을 펼쳐 ‘게임 체인저’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필리핀은 이번 우정비행을 시작으로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5일까지 개최하는 에어쇼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의 국방부 전력정책국장, 주필리핀 한국대사, 공군 방공관제사령관, 필리핀 국방부 장관 등 양국의 외교·국방 분야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양국 조종사들은 이번 우정비행에 앞서 연합전술토의를 통해 비행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블랙이글스팀은 필리핀 공군 조종사들에게 해외임무 시 조종은 물론이고 정비, 급유 등이 완벽하게 구성돼야 하는 장거리 비행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 필리핀 공군은 올해 FA-50PH를 이끌고 호주에서 열리는 다국적 공중훈련인 ‘피치블랙(pitch black)에 참가할 예정이다.

블랙이글스 1번기 조종사인 양은호 소령은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국산 항공기로 이루어진 양국 공군 편대가 함께 비행할 수 있어 뜻깊었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우정비행에 참여한 필리핀 공군의 론 아우사 소령은 “FA-50PH의 우수한 성능은 국내에서 여러 임무를 수행하며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블랙이글스와 함께 비행하며 풍부한 비행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이글스는 교민들과 필리핀 국민들에게 최상의 에어쇼를 선보인 후 오는 7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또 귀국 전 날인 6일에는 필리핀 참전용사와 함께 마닐라 인근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기념관‘을 방문해 참배한다. 필리핀은 6·25전쟁 당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중 가장 먼저 총 5개 대대 7000여 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지상군을 파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