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배추와 대파 등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채소 값까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러다 중국 김치만 먹겠다” “겉절이, 김치 한번 먹으려면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주부들의 성토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배춧값이 상승하면서 김치 수입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러다가 식탁에서 국산 배추김치를 못 보게 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7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한 고객이 쇼핑 카트를 밀며 배추 진열대를 지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채소 가격이 2년 전과 비교해 21% 오르는 등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는데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상훈 기자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관측 3월호’에 따르면 3월 배추 10㎏의 도매가격은 2월 7920원에 비해 19.9% 올라 95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6183원보다는 53.6%, 작년 3월(6942원)보다 36.8% 오른 것이다. 3월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1~3월 출하되는 겨울 배추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줄어서 4월에도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 양념 채소인 대파 가격도 ㎏당 2950원으로 작년 3월 대비 50.5% 급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월에 비해 출하량은 늘었지만, 전남지역 겨울 대파 작황이 좋지 않아서 작년에 비해선 출하량이 줄었다. 건고추도 같은 기간 8% 오른 600g당 1만3500원에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KREI는 전망했다.

배추, 대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직접 담가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국내 배추 가격이 올라 국산 포장 김치가 가격경쟁력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중국산 김치가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가정에서 비싼 국산 김치 대신 중국산 김치를 식탁에 올리는 경우가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1~2월 김치 수입량은 4만8017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8만6545t으로 전년(26만3435t)보다 8.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