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제작한 한류드라마 열풍…'日 여심' 사로잡은 韓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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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열린 日 드라마 '아이 러브 유' 팬 페스티벌
한국어 쓰는 韓 남자가 주인공
3시간 동안 100m 대기줄
"한국 자체가 문화가 됐다"
도쿄서 열린 日 드라마 '아이 러브 유' 팬 페스티벌
한국어 쓰는 韓 남자가 주인공
3시간 동안 100m 대기줄
"한국 자체가 문화가 됐다"

지난 2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있는 히카리에빌딩. 20·30대 여성 1000여 명이 선 줄이 100m를 넘었다. 일본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팬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TBS는 이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굿즈 판매, 주연 배우와의 만남 프로그램 등으로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팬페스티벌에 참가한 하라다 아오이(30)는 “어렸을 때 엄마가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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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반영, 티켓값이 1만2000엔(약 11만원)에 달했지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됐다. 오후 3시 행사 시작 세 시간 전부터는 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이번 드라마가 과거 한류와는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 제작해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나 방탄소년단(BTS) 등 K팝과 달리 일본에서 자생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내놨다는 점에서다. 한류 콘텐츠 전문가인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일본 내 한류 팬이 10~30대로 확장되면서 드라마, 음식, 한국어 등이 독자적인 문화가치로 정착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한국 자체가 문화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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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일한국문화원이 연 고교생 대상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역대 최다인 369명이 참가한 것도 ‘한국 배우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미도리카와 리치 리리(쓰시마고)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한국어를 접했다”며 “영화 분야에서 한국어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TBS는 드라마의 인기를 활용한 부대사업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극 중 비빔밥 순두부 등 한국 음식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를 파는 테마 카페를 시부야에 연 게 대표적이다. 황 교수는 “한국 콘텐츠가 문화산업이라면 일본 콘텐츠는 저작권산업”이라며 “한·일 합작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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