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고성능 기능을 더한 ‘제네시스 마그마(Magma)’ 차량을 새로 내놓는다. 2015년 출범한 제네시스는 고급 세단이나 SUV를 판매하긴 했지만 고성능차는 별도로 개발하지 않았다. 현대차만 ‘N’ 브랜드를 붙인 고성능차를 만들어왔다. 해외 대표 고급 브랜드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AMG), BMW(M), 아우디(RS)가 스포츠카 못지않은 고성능 고급차를 만드는 것처럼 제네시스도 이 분야에 새로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25일(현지 시각) 현대차그룹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제네시스의 전기차 전용 모델인 GV60의 고성능 버전 ‘GV60 마그마’ 콘셉트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차체 무게중심을 기존보다 낮추고 전면부 범퍼와 바퀴를 감싸는 펜더(fender)에 공기가 빠져나갈 통로를 만드는 특화 설계를 한 것이 특징이다. 화산이 폭발할 때 분출되는 마그마의 색깔인 주황색을 마그마 라인업의 대표 색으로 정했다.
이 차는 조만간 대량생산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소비자들이 실제 구입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현재 판매 중인 모든 종류의 제네시스 차량에 대해 ‘마그마’를 단 고성능 차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이 그만큼 넓어지는 셈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9월, 브랜드 출범 8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내수 판매 비율이 절반을 넘었는데 내년에는 해외 판매 비율을 내수보다 높이는 게 목표다. 제네시스 마그마 라인업으로 해외 고성능·고급차 수요를 추가로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GV60 마그마’ 같은 고성능 전기차로 전기차 경쟁력을 보여주는 효과도 기대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성능차라고 해서 제로백(멈춘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몇초인지 따지기보다 고급차가 갖고 있는 감성도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제네시스는 이날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인 ‘네오룬(Neolun)’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에서 판매 중인 차와 비교하면 가장 큰 SUV다. 차 길이(전장)가 5253㎜로, 현대차 팰리세이드(4995㎜)나 기아 EV9(5010㎜)보다 길다.
운전석이 있는 앞줄과 승객이 타는 뒷줄 사이 기둥을 없애고, 대문을 열 듯 앞문과 뒷문이 바깥쪽으로 마주 보며 열리는 방식으로 디자인됐다. 운전석이 있는 1열은 회전시킬 수 있어 뒷줄에 앉은 사람들과 마주 보고 앉는 것도 가능하다. 차 실내를 거실처럼 꾸며 개방감을 키우는 효과를 낸 것이다.